질마재 신화 <신 부>
작성일 12-08-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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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d설인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770회 댓글 17건본문
<신부>
신부는 초록 저고리와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플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나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들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이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들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고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이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미당 서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