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않고 한국인으로 살기
작성일 11-08-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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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부아노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568회 댓글 48건본문
저는 세부에서 비교적 오래 생활한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생활하는 동안 즐거운 기억이 정말 많았지만 그렇지 못했던 기억도 물론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당했다' 하시는 분들을 너무나 많이 봐 왔던 탓이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알고 있으면 절대 당할 수가 없습니다.
생활하시는 동안 절대 '당하지' 않도록,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아는 몇 가지만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을 제일 조심하라는 말씀들은 이미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겠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조심하라는 것인지는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시리라 생각합니다.
단순한 친목도모를 위해서만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은 타지에서 함께 생활하는 벗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죠.
하지만, 돈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반드시 긴장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가장 첫째로,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은 액수에 관계없이 무조건 조심해야합니다.
혹시라도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있다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관계를 끊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지에 먼저 정착한 친인척에게 당하신 분들도 있는데 돈 거래에서만큼은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말 친하고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면, 돈을 빌리려고도 하지말고 빌려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만약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으로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둘째로, 카지노 연관된 사람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세부에 처음 발을 붙이신 분들이 가장 크게, 또 많이 당하는 것이 카지노 관련 사기입니다.
먼저 그들은 타겟을 정해서 카지노를 함께 방문하도록 유도합니다.
그 후엔 모든 식사부터 호텔 방 결제까지 돈 한번 안 내고 담배를 뻐끔거리며 오직 싸인으로만 결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을 처음 본 타겟들은 굉장한 충격에 휩싸이며 결국 팥으로 메주를 만든다해도 그 말을 믿게됩니다.
이것은 카지노를 크게 해보지 않아보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큰 판을 하게 되면, 호텔에서는 식사부터 방 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줍니다.
한 마디로 자기돈 한푼 안 들이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끌어모은 돈으로 크게 판을 벌이면 호텔에서 그냥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그런식으로 계속적으로 도박자금을 끌어모아 모두 탕진하더라도 타겟에게 사업 추진 중이라는 뻔뻔함은 절대 잃지 않습니다.
사업자금이 덜 모여서 진전이 없다는 식으로 시간만 끌 뿐이므로 절대로 돈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셋째로, 자기 사업을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은 무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설명과 비슷한 맥락이긴 합니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하나에서 많게는 두 세개 정도의 한인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장사가 매우 잘 되는 양 으시대면서 만날 때마다 자신의 사업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타겟들은 본인이 시간이 나는 주말에 실제로 방문을 해보더라도 장사가 잘되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말을 실지로 믿게됩니다.
그러고서는 둘째의 예와 똑같은 수순으로 진행이 되는 식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평정심을 갖고서 혼자서 생각을 해보신다면
사업이 잘 된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잘되면 혹시라도 남들이 따라할까 쉬쉬하며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세상입니다.
누구 좋으라고 여러 사람 다 듣게끔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자기 사업 잘 된다고 광고를 하고 다닐까요?
요즘 모카페에 보면 성업 중인 가게를 넘긴다는 광고가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필리핀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한국만의 '권리금'이라는 명목으로 웃돈까지 붙여서 넘기려합니다.
그런데 더더욱 분통이 터지는 것은 그러한 말도 안되는 사탕발림에 속아 권리금까지 내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죠.
그럼 그 분들은 자연스럽게 권리금을 내고 들어갔으니 나가실때에도 권리금을 요구하게 되십니다.
결국, 폐장의 위기에 몰리신 분이 고스란히 그 권리금의 피해를 독박으로 뒤집어 쓰게 되는 것이죠.
권리금이란 것은 한국에서도 없어져야할 악습 중의 악습이고 그것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웃고 울고 하고 있죠.
그것을 이곳에서 또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고싶지는 않네요. 혹여나 필리피노들이 따라할까 무섭습니다.
정작 본인은 권리금 없이 소액으로 사업을 펼쳐볼 수 있는 필리핀에 와서는 이곳 저곳에 권리금을 형성하고 다니는 꼴이죠.
더욱 씁쓸한 것은 애초부터 이러한 목적을 갖고서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개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뭔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야 사업을 한다고 광고를 할 수도 있고, 타겟을 정하기에도 수월하기 때문이겠죠.
모든 피해는 정보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르니까 통으로 인수인계 받고, 모르니까 통으로 맡기고, 모르니까 말이 통하는 한국 사람말만 철썩같이 믿는 것입니다.
모르면 절대로 큰 일을 벌이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필리핀에서는 '시행착오'라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행착오'라는 것은 겪어볼만해서 그것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때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시행착오로인한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의 댓가가 너무나 큽니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방법은 딱 하나 입니다.
성실하게 자기 발로 열심히 뛰는 방법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위험이 없는 선에서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며 경험하고 알아가는 것만이 시행착오의 범위에 해당된다 할 수 있겠습니다.
남에게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 한계에 맞닥들였을 때에는 다시 일어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기왕 길게 쓰는 것 조금만 더 써보겠습니다.
제가 한인업체를 향해 매우 공격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정도로 비추어졌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일부를 말씀드린 것 뿐이기에 오해없으시길 바라며, 로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한 예로,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했을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한인 업체에 통으로 시공을 부탁하자 스퀘어미터당 4천페소라고 했다고 가정을 해봅니다.
그리고 같은 조건으로 로컬에 시공을 부탁을 했더니 스퀘어미터당 천페소라 합니다.
그럼,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모든 사람들이 한인 업체를 욕하겠지요.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인 업체들은 전체 견적을 불러주는 것이 관례이지만, 로컬은 마치 양파와 같다고 보시는 것이 맞겠습니다.
처음에 분명 천페소 시공이라 했지만, 여기는 이래서 이게 더 들어가고 저기는 저게 저래서 더 들어가고 하는 식으로 계속적으로
금액이 올라가서 결국은 한인업체보다 돈이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싼 것만 찾아다니면서, 정확한 조건을 붙여주지 않는
어리버리한 한인에게 웃으면서 목에 칼을 들이대고 돈을 뺏어가는 날강도의 모습 또한 로컬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는 목수를 직접 고용해서 재료를 직접 사와서 하나 하나 함께 공사를 합니다.
뭔가를 해보고자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이정도쯤은 노력이라 할 것도 없는 아주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퍼밋관련 서류처리, 비자, 운전면허 등등... 이런 것도 충분히 직접 다 할 수 있습니다.
직접 처리할 그 시간에 그 이상의 효용가치를 창조하실 수 있는 분이 아니라면 절대 맡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꾸 쓰다보니, 한 없이 길어질 것 같아 이번엔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든 피해는 언제나 정보 부족으로 경솔했던 본인에게 있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로 기억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