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부아노입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시즌 보내고들 계신가요??

물론 저는 11월부터 메리 크리스마스 중입니다만은 ^-^;;

오늘은 제 경험을 토대로 크리스마스 선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어보고자 이런 글을 남겨보아요.

제가 세부에 살면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해보면서 '아.... 참 뜻대로 잘 되지 않는구나' 라고 느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몇 년을 살면서, 매번 같은 일을 하면서도 '뜻대로,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다'라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됩니다.

'만약 한국에서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실수를 반복하고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게될까...'

'한국에선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인데 왜 자꾸 이 필리핀에서는 일이 틀어지는 것일까...'

'한국에서와 이곳에서의 차이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되는데에는 어리석게도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께서는 이미 정답을 알고 계시겠죠?

저도 은연중 이미 정답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그  이유는 바로 '돈'도 아니요, '사람'도 아니요, 바로 '시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사업을 하든 연애를 하든 여행을 가건 모든 계획에서 차질이 생기기 십상입니다.

그 모든 것은 시간에 의해 뒤틀리기 마련이죠.

예전에 한번 '문제는 돈'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돈 문제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는 것은 언급한 바 있듯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 문제'가 계획에 차질을 주느냐 마느냐는 얼마든지 컨트롤이 가능한 문제입니다.

계획적인 돈관리와 함께 쓸데 없는 지출을 줄이고,

현지인을 대함에 있어 좀 더 관대해지고, 친한 관계일 수록 돈 관계를 하지 않는 등의 강약조절을 통해서

적어도 계획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충분히 미리미리 컨트롤 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시간'은 필리핀에서 계획하시는 모든 일들에 차질을 주게 됩니다.

굳이 많은 예를 들지 않더라도 모든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필리핀에서 생활하셨던/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미 경험해보셨을테니 말이죠.

가게를 렌트해서 인테리어를 하는데 시간을 지키지 못해 가게를 오픈하지 못하고 렌트비는 렌트비대로 들어간다거나,

인터넷을 신청했는데 정해진 날짜에 깜깜 무소식이라 집을 지켜야할지 비워야할지 망설이다가 아무일도 못한다거나,

공과금 납부하러 은행을 갔는데 생각치도 못했던 엄청난 대기 시간때문에 모든 약속이 캔슬됐다거나,

필리핀 친구를 만나러 약속 시간에 나갔는데 헤비 트래픽이라며, 비가 온다며, 말 같지도 않은 갖은 이유를 대며 기다리게 만든다거나,

식당에서 짜장면 하나 먹자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것이 그제서야 40분이 넘었다는 것을 알고 공황상태에 빠졌다거나,

하찮은 일부터 시작해서 그렇지 않은 일까지 모든 일들이 시간 때문에 틀어지는 것이죠...

문제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만한 해결방법을 찾지는 못했다란 것이죠. 죄송합니다.

다만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웬만한 한국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인내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리고, 모든 계획을 세울 때에 항상 시간의 비용을 계산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은행에 업무를 보러 갈 때에는 적어도 1시간 이상을 잡는 것이 그렇고,

누군가를 만날 때에는 안 나올 것을 미리 염두하는 것이 그렇고,

그래서 그 약속장소를 잡을 때에도 되도록이면 안 나오더라도 내 용무를 볼 수 있는 위치와 가까운 곳으로 잡는 것이 그렇고,

시간 내에 끝내라고 언성을 높이며 필리핀 사람을 채근하기보다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각오를 하고서 끝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는 것이 그렇습니다.

아마도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하디 독한 '시간 내상'의 필리핀 생활 10년 이상이면 누구든지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필리핀에 사는 것이 절대 저렴한 것이 아니죠.... 엄청난 시간 비용을 지불하며 살고 계시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