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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알보알 에서의 스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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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sungk…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2건 조회 1,070회 작성일 12-08-17 03:32

본문

나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이다. 작년에 무심코 배웠던 스쿠버다이빙을 이번 방학을 통해 좀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배울 곳을 찾던 중, 김억수 강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필리핀 모알보알로 향한 스쿠버다이빙 여행이
시작되었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굉장히 떨리고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차로 5시간, 비행기로 4시간 다시 차로 2시간 세부까지 가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이 투자되지만 함께한 일행들이 있어
11시간이 금방 지나 갔다.
그 날 김억수 강사님이 한 말이 기억난다. “난 저번에 2시간 다이빙을 하려고 18시간을 간 적도 있어.” 그 말을 듣고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세부에 있는 리조트 도착한 건 새벽 3시경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모알보알에서 유명한 고래상어 벽화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모알보알은 원래 거북이 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내 모알보알에서 거북이와 고래상어를 만날 생각을 하니 내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그 기대감으로 잠이 들었다.
촬영중인_나.jpg
아침 식사 후, 일행은 “Kasai Wall”로 체크 다이빙을 해보기로 했다. 1년 만에 다시 보는 바다라 두렵기도 하고 떨리
기도 했다. 만약 상어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무섭지 않을까? 혹시 물 안에서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의 파트너는 스코트랜드 사람인 Andy. Andy는 나의 영어 선생님이자 내가 어릴
때부터 알아왔던 친한 선생님이다.
막상 필리핀 바다 속으로 들어가니 내가 상상하던 바다와는 전혀 틀렸다. 그냥 와! 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Kasai Wall”. 꼭 산호들이 나를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 알록달록하고 특이한 산호들이 내 눈을 자극했고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불가사리와 다양한 모습의 수중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첫 다이빙을 마치고 난 뒤, 좀 전에 보았던 광경들로 난 흥분되어 있었다. 1회 다이빙이 끝나고 다시 2회 다이빙을 위해
출발했다. “White Beach” 이 포인트의 이름은 포인트 앞에 있는 해변에서 유례 되었다. 난 이번에 사진기를 들고 입수
해 보기로 하였다. Andy에겐 조금 미안했지만, 사진을 잘 찍어보겠다는 마음에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기 시작
했다. 찰칵! 찰칵! “White Beach” 에선 1회 다이빙 때 보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물고기들과 산호초들을 볼 수 있었다.
다시 보트에 올라온 나는 물속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기 위해 사진기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 아니 근데 이게 웬일인가?
난 분명히 다야한 모습의 생물들을 찍었는데 카메라에 보이는 것은 단지 파란 색 뿐이었다.

다른종류의_니모와.jpg
그러고는 선생님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물을 안 찍을 수 있어요?” 이렇게 질문을 했다.
나의 이상한 질문도 금방 알아차리시고는 친절히 답해 주셨다. “줌을 하면 초점이 흐려지지? 그럼 조금 뒤로 하거나
앞으로 해서 핀을 맞춰야해, 그럼 사진이 선명 하게 나와” 그 말을 듣고 나서 나는 이쑤시개 통으로 접사 연습을 시작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Dolphin House" 로 간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Dolphin House"는 어떤 곳일까?
생각을 하며 다시 입수를 했다. 매번 하는 입수인데도 보트에만 앉으면 마음이 설레고 빨리 들어가고 싶은 생각뿐이
었다.
이번 다이빙에는 전 다이빙과 달리 거대한 씨팬들이 엄청 많았다. 핑크 색부터 보라색, 연두색까지 색깔과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브리핑 할 때에는 씨팬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지만 씨팬을 보는 순간, 아! 저게 씨팬이구나. 라고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씨팬 앞에서 여러 가지 포즈와 얼굴표정을 만들었다. 난생 처음 보는 씨팬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드디어 첫날 3회 다이빙이 모두 끝이 났다.
필리핀은 한국에서 해왔던 다이빙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물 색깔이며 수중생물들도 다양했고 마치 아름다움이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오늘의 다이빙 포인트가 궁금해졌다. 오늘 1회 다이빙 코스는 "SANCTUARY", 2회는 "Copton
(Air Port)", 3회는 "SAMPAGUITA" 마지막 다이빙은 나이트 다이빙으로 리조트 앞에 있는 포인트로 정해졌다.
다이빙이 너무 재미있는 난 아침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다. 드디어 1회 다이빙 장소인 "SANCTUARY" 로 향했다
이 지역은 한동안 다이빙이 금지되었는데 최근 다시 오픈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부력조절기에 공기
를 빼고 입수하니 많이 봐왔던 것이 보였다. 바로 씨팬이다. 그런데 이놈들은 그냥 씨팬이 아니라 초대형 씨팬이었다.
수중에서의_단체사진.jpg
"SANCTUARY"에 있는 씨팬들은 너무 커서, 하나로 내 몸이 다 가려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 포인트에서 하나 아쉬운
점은 대형 씨팬들 말고는 볼거리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2번째 다이빙을 위해 보트에서 조금 쉬다가 바로 "Copton(Air Port)" 포인트로 향했다. 이곳은 군용 비행기가 가라 앉아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내려가자마자 부식된 비행기와 그 주위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니고 있었다. 또한 바다뱀도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이 때다 싶어 물고기 한 마리 한 마리를 찍어 보기 시작했다. 찍다 보니깐 점점 요령도 생기고 사진기에 물만 나오던
것도 서서히 물고기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찍던 도중, 청소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청소해 주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장면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했지만 핀이 맞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비행기 안에 서 사진을 찍은 후 우리는 월을 왼쪽으로 끼고 다시 앞으로 나갔다. 난 고래상어가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모습은 전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이 말하길 고래상어가 나타나는 걸 믿지 사람이 한 명이
라도 있으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우리 멤버 중에 믿지 않았던 사람이 있는 것 같다.
3번째 다이빙, “SAMPAGUITA” 포인트. 이 곳에서 난 처음으로 공생 새우를 만났다. 하얀 알맹이가 몽글몽글 피어 있는
산호에 아주 조그만 한 새우가 들어 있었다. 난 사진기로 공생새우를 찍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단체사진.jpg
리조트로 다시 돌아온 나는 나이트 다이빙을 기다리며 있었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내 눈이 점점 감기기 시작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나이트 다이빙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으로 버티다가 안 되겠다 싶어 한 1시간 정도만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잘 잤다 하고 기지개를 펴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주위는 벌써 어두 캄캄한 새벽이었다.
난 자고 있던 Andy를 깨워 어떻게 된 건지 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의 필리핀 나이트 다이빙은 저 멀리 물 건너갔다. 너무 아쉬웠고 후회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기에 내일
의 마지막 다이빙을 위해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나의 Sleeping machine(잠자는 기계)라는 별명이 아무렇게 붙여진 건 아닌것 같다.
마지막 다이빙 날. 난 오늘은 최선을 다해서 다이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배에 올랐다. 이번에 갈 포인트는
"Pescador" 섬으로 모알보알에서 가장 유명한 섬인데 특히 고래상어가 자주 출몰해 다이버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우리가 "Pescador" 섬에 도착했을 때에는 약간의 조류가 있어서 겁이 나기도 했지만, 가장 유명한 섬이라는 데 들어가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섬에서 우린 2회 다이빙을 했었고 난 고래상어가 출현해주길 바랬지만 우리들의 기도가
전달이 안 되었는지 만나지 못했다. "Pescador" 섬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아름다운 연산호들이 섬 주위를 에워
싸고 있어 유명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는 수심 30m 쯤에 작은 동굴하나가 있었는데 육지의 동굴과는
다른 묘한 느낌을 풍겼는데 조금 음침하면서도 따듯한 느낌이 와 닿았다.
항아리_산호와_나.jpg
우리는 리조트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2시간의 여유를 가지다가 다시 3회 다이빙 포인트인 "Fhiding"로 향했다.
난 이 포인트가 가장 흥미롭고 신이 났다. 왜냐하면 많은 종류의 신기한 물고기들과 다른 생물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스톤 피쉬, 라이언 피쉬, 갯민숭달팽이, 유령멍게 등등. 나는 이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재미있는 아네모네 피쉬도 만났다. 보통 아네모네 피쉬라면 사람이 다가가면 말미잘 속으로 숨어버리는데 이 놈은
전력을 다해 나를 공격해왔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자세히 보니 뒤에는 아주 어린 새끼 아네모네 피쉬가 말미잘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며 진한 모성애를 느꼈다.
마지막 다이빙이 끝남과 동시에 한국으로 간다는 게 좋기도 했지만 마음 뒤편에서는 아쉬움이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날 밤 어른들은 술로 아쉬움을 달랬고, 난 혼자 앉아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내가 스쿠버다이빙을 만약 접하지 않았다
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다이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내 생각에는 스쿠버다이빙이
한편으로 위험하고 공포감을 줄 수도 있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애착이 가는 그런 레포츠인 것 같다.
저녁노을과_함께[0].jpg이 글을 쓰면서도 난 또 한번 그때의 벅참을 느낄 수 있었고 또 그날의 추억을 떠올
리는 계기가 되었다. 욕심 같아서는 함께 한 일행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어떤 곳이며 또 필리핀 사람들은 어땠는지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싶지만 그렇
게 된다면 지면이 꽉 차도 모자랄 만큼의 가득할 것이다.
비록 지면에는 실리지 못하지만 출발에서부터 도착까지 내가 겪고 느낀 추억들을
오랫동안, 아니 평생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좀더 노력해 김억수 강사처럼 좋은 사진
을 촬영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수중사진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난 이제부터 ADVENCED
다이버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4-09-30 16:06:41 다이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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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jangdol님의 댓글

jjang…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억수트레이너님께 다이빙을 배우셨군요... 정말 멋지셨던 분이신데... 님과 같이 다녀온 저 모알보알 바다에서 영원히 잠드셨네요...

일신님의 댓글

일신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체험기이네여ㅎㅎ 저도 이번에 바탕가스에서 스쿠버를 했는데 운좋게도 바다거북을 만나서 열심힘 쫓아가서 사진 멋있게 찍었네여^^ 다른회원님들도 기회가 된다면 스쿠버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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